2024년 4월 13일. J1리그 무대에서 16시즌 만에 성사된 도쿄 베르디와의 한 판은 전반전에 2점 차로 뒤지고, 더 나아가 퇴장 선수를 내며 궁지에 몰려 있었다. 의기소침한 청적(파랑과 빨강)을 앞에 두고 들끓는 녹색. 평소 홈인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이 ‘가장 먼 색’에 삼켜지고 있었다.
그 무거운 분위기를 등번호 22번이 일소했다. 경기장에 선 지 불과 7분 후인 후반 23분에 역습 상황에서 시라이 코스케의 크로스를 차 넣어 점수 차를 1점으로 좁혔고, 거의 마지막 플레이가 된 후반 45+4분에 골문 앞에서 왼발을 한 번 휘둘렀다. 화려한 한 방을 꽂아 청적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것은 동시에 엔도 케이타라는 선수의 이름이 클럽 역사에 새겨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 경기는 도쿄에 와서 나를 보는 시선이 바뀐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경기들도 많았고, 출전 시간도 절반에 미치지 못하며, 기록으로도 4골에 불과해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닙니다. 하지만 팬·서포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두 골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매우 중요한 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팬·서포터들이 더비에 거는 열정의 강함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에서의 첫 골을 포함한 공훈의 두 골을 소중한 기억으로 되돌아본 엔도였지만, 잠시도 멈추지 않고 "하지만……"이라며 이어가다 문득 솔직한 심경이 흘러나왔다.
"결과적으로 이기지 못했으니까요. 그 전개에서 10명으로 비겼기 때문에 미담처럼 되어 있지만, 그건 다릅니다. 솔직히 팬·서포터의 분위기에 전반전에는 선수들이 제대로 응하지 못했습니다."

독일 시절에 유니온 베를린의 일원으로 헬트 베를린과,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의 선수로 하노버와 ‘정말 살벌한 분위기, 도시의 위엄을 건 싸움’을 경험한 남자는, 더비야말로 결과가 전부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번에는 무승부로 끝났기 때문에 결판을 내야 하는 것은 다음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지저분해도, 카드를 몇 장 받더라도, 마지막에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입니다. 서로의 팬·서포터들의 마음과 인연, 역사가 있기에 가능한 더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행복을 되새기며 싸우고 싶습니다」

직설적인 말투로 때로는 팀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엔도에게 있어서, 승점 1을 가져오는 것이 고작이었던 지난 지난 경기의 감바 오사카전과 홈에서 굴욕적인 0-3 스코어를 받아들인 지난 경기의 가와사키 프론탈레전 모두 너무나도 부끄럽다. 중단기 이후 아직 위를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경기는 승점을 쌓지 못해 상위권 경쟁에서 완전히 탈락했다. 그 현 상황에 대해 숨김없이 곧바로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감바 오사카, 가와사키와 내용이 부족한 경기를 해도 팬·서포터들이 응원해 주시고, 어떻게든 이어져 있는 가느다란 실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놓치면 정말로 외면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클럽에게도 정말 중요한 한 판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분기점이 되는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도쿄는 청적이다”라고 외치기 위해서도, 수도 클럽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홈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지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 승리만이 정답인 경기를 앞두고, 엔도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누가 영웅이 되든 어쨌든 이기면 된다. 하지만 선수는 눈에 띄어야 한다. 지난 경기 일도 있고, 내가 주목받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면 더욱 한 방을 더 터뜨리고 싶다.”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하고 클럽 역사에 그 이름을 새긴 지 4개월 후, 다음은 2024년 8월 17일에 엔도 케이타가 전설이 된다.
Text by 스가 다이스케(엘 고라쏘)

